오리 요리의 거리 

광주 북구 유동에는 오미에 속하는 다른 음식들보다 오리요리가 특화된 거리가 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이곳에 고속버스터미널이 자리하고 있어 많은 유동인구가 찾아오던 곳이어서 입소문을 타고 광주의 오리탕은 그 맛이 널리 퍼졌다. 당시에 오리 부화법이 새롭게 개발되면서 농가에서는 싼 가격으로 많은 오리를 키웠고 자연스레 오리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하게 된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로스구이, 훈제, 전골, 찜 등 오리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있지만 역시 광주에서 오리요리의 원조는 오리탕이라고 감히 소개할 수 있겠다. 

사실 우리나라의 전통음식 문화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탕 문화이다. 여러 가지 재료와 양념을 섞어서 만든 탕은 재료의 특성을 살려 더욱 깊은 맛을 낼뿐더러 탕에 들어간 재료와 양념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음식문화에서 뺄 수 없는 존재다. 더구나 그 모든 것이 우러나는 국물은 재료의 모든 진수가 담겨있기도 하다. 오리탕 역시 마찬가지. 광주의 오리탕이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들깨가루와 미나리가 듬뿍 들어가서 국물 맛이 더욱 깊고 개운하면서도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된장, 붉은 고추 간 것, 생들깨 간 것, 마늘, 생강 등을 넣어 양념과 국물 맛을 내고 여기에 살짝 데친 오리고기를 넣어 4시간 정도 끓이는 정성도 맛의 비결이다. 

 

남도 음식의 진수, 오리탕! 

한정식, 무등산 보리밥, 송정 떡갈비, 오리탕, 김치. 광주 오미(五味)이다. 너무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원래 고수들은 평범한 음식에서 재료들의 진정한 맛을 찾아내는 법. 그중에서도 오리탕은 보양식으로 유명하고, 따뜻한 국물이 일품인 요리다. 특히 광주의 오리탕은 들깨를 통으로 갈아 만든 육수로 진하게 국물을 우려내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오리탕과는 차별화된 맛을 자랑한다. 이곳에는 약 20여 개의 음식점이 성행 중이다. 

속담에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는 것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닭이 오리보다 더 가치 있는 음식으로 평가받았고, 여름철 삼계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양식으로 알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오리요리가 더 영양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닭과 오리의 위치는 바뀌었다. 닭의 국내 소비량은 세계에서도 으뜸일 정도로 보편적인 음식으로 남아있지만 오리는 닭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보다 더 뛰어난 고급 요리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광주 오미, 오리탕의 맛이 비결! 

이곳의 오리가 유명한 데에는 역시 주재료인 오리의 품질이 뛰어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회초리 사육법이라 부르는 특별한 방법으로 사육되는 오리는 이곳만의 특징. 회초리 사육법이란 말을 들으면 동물 학대가 떠오르지만 오해는 없길 바란다. 회초리 사육법은 오리들을 바닷가로 데려가 썰물 때 드러난 수백만 평의 갯벌에서 펄 속에 숨어 있는 게, 조개, 낙지, 해조류 등 온갖 수산물을 마음껏 잡아먹게 한 뒤 다시 집으로 몰고 오는 것을 말한다. 회초리로 오리를 때리는 것이 아니라 몰고 오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치 자연산 오리처럼 고기 맛이 뛰어나고, 달리 사료 값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가격까지 저렴해질 수 있어서 소비자에게 환영받는 것이다.  

요리를 먹을 때 효능을 알고 먹으면 기분 탓인지 바로 그 효능을 체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오리요리에는 우선 레시틴이라는 해독 물질이 풍부해서 탁월한 해독능력이 있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 각종 비타민, 주요 광물질 등이 많다. 게다가 육류로는 보기 드물게 알칼리성에 가깝고 대부분의 지방이 불포화 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콜레스테롤에 대한 부담이 적기도 하다. 그 밖에도 <동의보감>을 보면 중풍, 고혈압, 신경통, 성인병을 예방하는데도 효과가 크다고 하니 대표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지 않을까.